[뉴스] 스페인 25도, 스위스 20도… 가스값 80% 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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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Focus Spain | 작성일 | 23-01-08 23:02 | ||
봄 같은 유럽 날씨… 에너지 대란은 없다 - 5일(현지 시각) 스페인의 라콘차 해변에서 관광객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이날 이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은 섭씨 16도를 기록했다. 유럽에서 영상 10~20도를 오가는 ‘봄 같은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난방용 가스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천연가스 공급을 무기로 서방을 분열시키려던 러시아의 계획도 어긋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영상 10~20도를 오가는 유럽의 ‘봄 같은 겨울 날씨’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국제 경제 흐름을 바꿔 놓고 있다. 온화한 날씨 덕분에 난방용 가스 수요가 줄면서 천연가스 공급을 무기로 서방을 분열시키려던 러시아의 계획이 어긋나고 있다. 유럽의 ‘에너지 대란’ 가능성이 낮아지자 천연가스 가격도 급락, 인플레이션으로 신음하던 세계 경제에 모처럼 희망을 주고 있다. 올겨울 혹한을 기대하고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주려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에너지 무기화’ 전략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네덜란드의 천연가스 선물 거래소 TTF는 4일(현지 시각) 올해 2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이 전날보다 11% 떨어진 1㎿h(메가와트시)당 64.4유로에 거래됐다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해 1월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위협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8월 1㎿h당 가격이 345.7유로까지 치솟았던 것을 감안하면 넉 달 새 가격이 5분의 1 토막 난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유럽의 따뜻한 겨울로 인해 천연가스 수요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미국과 중동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이 본격화하며 공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겨울 유럽의 ‘이상난동(異常暖冬)’은 유례없는 수준이다. 지난 1일 스위스 서북부 쥐라 지역의 최고기온은 20도를 넘어섰다. 같은 날 폴란드 바르샤바는 18.9도, 체코 자보르니크는 19.6도를 기록했다. 모두 1월 기온으로 역대 최고치다. 스페인 북부 빌바오는 낮 기온이 25.1도까지 치솟으면서 해변에 반팔 차림의 사람들이 모여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프랑스 파리는 이달 15일까지 최고기온이 14도, 최저기온은 4도 안팎의 초봄 같은 날씨 속에 ‘겨울 장마’가 전망된다. 스위스와 프랑스의 산간 지방에선 12월 내내 쌓였던 눈이 모두 녹아 스키장 슬로프 절반이 문을 닫았다. 유럽 국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에 큰 우려를 보여왔다. 하지만 올겨울만큼은 “따뜻한 겨울 덕에 에너지 대란을 무사히 피해갈 수 있게 됐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최근 유럽의 에너지 공급량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과 원자력발전소 가동 차질로 평년의 75~85%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겨울 한파가 닥치면 순환 정전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범유럽 매체인 유로뉴스는 “다행히 난방 수요 급감으로 유럽연합(EU)의 15% 에너지 절감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서 에너지 부족 우려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악재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의 분열을 초래하기 위해 핵무기 사용 위협 외에도 천연가스 공급 및 곡물 수출 중단을 언급해왔다. 그러나 곡물 수출을 다시 가로막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천연가스 공급 중단 협박의 효과마저 사라지게 됐다. 미국 CNN과 블룸버그통신은 “에너지 무기화로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막으려던 러시아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올해 ‘이상난동’의 최대 피해자는 푸틴”이라고 평했다.
천연가스 가격과 함께 국제 유가도 연일 하락하고 있다. 4일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배럴당 72.84달러까지 떨어졌다. 에너지 가격이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8.6%와 6.7%로 9%를 넘어섰던 전달(11월)보다 더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인플레이션 완화가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유럽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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