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미나 작가가 남다른 스페인 사랑을 드러냈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에서 여행 작가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손미나 작가가 2022년 봄, 800km에 달하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을 영화로 담았다. 그가 제작 및 감독한 영화 '엘 카미노'는 순례길을 걸으며 진정한 자신을 만나는 과정을 담은 여행 다큐멘터리다.
27일 서울 강남구 유주록스 사옥에서 손미나는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지난 13일 손미나는 스페인 국가 훈장인 시민공로십자훈장을 수훈했다. 그는 주한 스페인 대사관에서 국왕인 펠리페 6세를 대신해 기예르모 키르크파트릭 대사로부터 시민공로십자훈장을 받았다. 해당 훈장은 민간인으로서 최고 명예.
키르크파트릭 주한 스페인 대사는 "손미나는 한국과 스페인을 오가며 진정한 '민간외교'를 실현해왔다"며 "저널리스트로서, 작가로서, 또 한국을 대표하는 오피니언 리더로서 양국 유대감 강화 및 관계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스페인 국가와 국왕이 인정하는 것인 만큼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손미나는 해당 훈장을 받은 것이 더 바랄게 없을 정도로 영광스럽고 보람스럽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스페인을 아무것도 가진 게 없던 유학생 시절, 자신에게 꿈을 준 나라라고 소개했다. 스페인으로 유학을 떠났고, 바르셀로나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밟으며 '스페인'을 공부했다. 한국에서는 다양한 국가 행사나 스페인 관련 저서를 집필하는 등 스페인 관련한 다수의 활동을 펼쳐왔다.
손미나는 "스페인어로 접하는 문화와 문학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의 우정도 인생에 중요한 부분이 됐다"며 "스페인 국가 훈장은 상상할 수 없었다. 국가원수, 외교관 등이 아니면 민간인이 받기 힘들다더라. 일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우스갯소리로 '30년 간 보인 스페인 사랑에 대한 증표를 받았다'고 이야기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실 손미나는 코로나 이전에 열린 '한·스페인 비즈니스 포럼' 사회를 맡으며 외교에 힘썼다. 당시 손미나는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를 직접 대면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손미나는 "대놓고 이야기는 안했지만 국가적 행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재능기부 식으로 도와드렸다. 비즈니스 포럼도 그 중 하나"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포럼은 국왕과 대통령도 자리를 지키실 정도로 중요했다. 제가 3개국어로 사회를 봤는데 행사 후 국왕이 나가지 않고 무대 위로 올라오시더라. 제게 '어떻게 그렇게 스페인어를 잘하고 진행을 잘하냐'며 먼저 질문을 하셨다"며 국왕과의 일화를 전했다.
펠리페 6세는 손미나에게 '정말 스페인어를 훌륭하게 구사한다'며 스페인어를 너무 잘 배운 것에 대해 축하까지 전했다고. 손미나는 "좋은 기회 아니냐. 그때 제가 한 일들을 말씀드리고 유학 시절 등을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제 책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고 실물로 읽어보고 싶다더라"고 2006년 발간한 그의 베스트셀러 '스페인 너는 자유다'까지 국왕에 선물하게 된 에피소드를 설명했다.
스페인어는 약 4억명이 구사하는 언어다. 손미나는 '제일 잘한 선택'으로 "스페인어를 배운 것"을 꼽았다. 그는 스페인어가 자신의 우주를 확장시켰다며 "언어가 편견도 깨줬고,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볼 기회를 줬다. 나에게 있어 삶의 영역을 확장하는 게 되게 중요하더라"며 스페인이 준 자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손미나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의 풍경을 담은 영화를 제작하며 순례길에 위치한 식당들에 한국인 순례자들을 위한 한국어 메뉴판을 만들었다. 스페인 유학생·홍보대사로 잘 알려진 그. 영화마저도 스페인을 담았다. 한국과 스페인 외교에 기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항상 있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손미나는 "그런 부분에서 오는 부담감은 없다. 무거운 책임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단지 좋고 즐거워서 하는 일이며 기꺼이 하고 있다. 순례길 메뉴판에 한국인을 적은 것도 책임감으로가 아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서 기쁘게 한 거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언제나 이바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 담긴 영화 '엘 카미노'는 29일 전국 29개 CGV 극장에서 개봉했다. |